부활. 그리고 정동하 scrap





추억이면異面 (Acoustic Ver.)





슬픔을 이기는 기도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정동하가 들어오기 이전의 부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승철을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다른 보컬들은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아무래도 역사가 오래 된 밴드이다 보니 부활 하면 어쩐지 나이 많은 아저씨들 노래라는 느낌이 들어서 -.-
가사뿐만이 아니라 노래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른의 세계'라는 느낌을 주었다.
거부감이었다기보다, 나는 아직 감히 저런 곳에 범접할 수 없다는 느낌.

그래서 Never Ending Story가 엄청나게 인기를 누렸을 때는 조금 어안이벙벙하기도 했다
(그 때 나는 중학생)
저렇게 확연한 '어른'의 노래가 꼬꼬마 중딩들에게까지 사랑을 받고 대대적인 히트를 치다니
세상은 참 알 수가 없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래방에서 명곡을 부르며 과시하기 좋아하는 몇몇 꼬꼬마들의 객기 덕분이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부활의 노래는 언제나 가을 같다.
조금은 처연하기도 하고, 락밴드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서정적인 노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심지어 다들 냄새 폴폴 나는 아저씨들이잖아 크크크크)

사람들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을을 그리워한다.
잔뜩 웅크리게 되는 추운 계절은 아니지만 봄과 여름에 비해 어딘가 좀 시큰둥해지고, 각성상태가 낮아지고,
순간 순간에 잔뜩 몰입하기보다 조금 거리를 두게 되고,
문득 치열하고 빠듯한 일상이 아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싶어지는 그런 계절.

부활은 항상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하지만, 가을같은 그 감성 덕분인지
쉽고 흔하지는 않은 노래들을 항상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런 부활에 정동하가 들어왔다.
정동하를 부활 최고의 보컬이라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던데,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이승철의 목소리는 마냥 서정적이기만 해서 감미로운 한편 간지럽기도 했는데
정동하의 목소리는 진짜 수컷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설렌다.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남자.

마냥 거칠기만 한 것도 아니고, 마냥 부드럽기만 한 것도 아니고,
서정성과 남성이라는 이질적인 두 가지가 만나서 아주 부드럽게 섞여들어간 밀크쉐이크같은 느낌.



이승철이 있는 부활은 하나의 밴드라기보다 그냥 이승철에게 반주를 제공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이승철의 목소리 하나에 노래가 너무 많이 지배당했다는 이야기다.
이승철의 목소리 자체, 창법 자체가 갖고 있는 개성이 너무 강하다 보니...
그리고 목소리도 좀 얇은 편이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승철의 목소리는 부활의 서정성에는 걸맞았지만
락밴드라는 그 느낌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뿐;;)



나는 그래서 정동하가 있는 부활이 좋다.
김태원이었나 암튼 멤버 중의 한 분은 정동하가 들어오고부터 소녀팬들이 늘어서 좋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어쨌거나 부활의 색채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똑같은 고음의 노래라도 정동하가 부르면 어딘가 거칠고 낮게 들린다.
그는 언제나 모든 감정을 이입해서 부르지만 그렇다고 그게 폭발적으로, 혹은 열광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서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감상적이지도 않고, 항상 잘 절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면서도 까끌까끌 거친 느낌.
서정적인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락밴드에게 참 잘 어울리지 않는가?
변덕스럽게 느껴지는 이런 색채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정동하와 부활이 난 정말 좋다.
서로가 서로의 색채를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관계라기보다 적절하게 시너지 효과를 잘 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번 음반은 사려다 말았는데... 이번엔 그냥 지난번 것까지 해서 같이 살까... 진지하게 고민중.







Never Ending Story (정동하)





생각이 나




참. 이번에 뮤직비디오 보니까 정동하가 선글라스를 벗고 나오던데...?
추억이면 때에는 이상하게 아무리 찾아도 맨얼굴 사진이 없더라니.. 그 이유를 알겠다.
그의 맨얼굴은 목소리와는 다르게 너무 여성스럽다 크크크크
하지만 그런 이질감도 정동하의 매력이라 생각함. 처음 봤을 땐 물론 깜짝 놀랐지만...

...근데 머리는 좀 잘랐으면 좋겠다. 적당히 길 때가 훨 나았는데 지금은 볼 때마다 자꾸 김사랑이 생각난다
(여자말고 남자. 가수 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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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ay 2009/10/26 21:55 # 삭제 답글

    난 그친구 그닥... 솔직히 말하믄 반댈세!!
    왜? 처연함과 진중함 대신 너무 매끄럽고 여성화된 느낌?
    물론 세대를 이어가며 그 시대의 컬처코드를 살린단 점에선 가치를 인정~

    하지만.. 암튼 지난번 것까지 해서 같이 사셈~~
    다 지르셈~~~무슨 음반을 고민고민하며 고르신담?
    손 가는거 맘 닿는거 귀에 밟히는거 다 지르는거라능~~ㅋ
  • 키에 2009/10/27 01:10 #

    ㅋㅋ 너무 가벼워져서 싫으시다 이건가영?
    난 정동하를 집어넣은 걸 보고 부활이 변절(?)한 게 아니라 진화했다고 생각했는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거에요. (응?)

    전 보통 지르고 싶으면 한번에 확 지르는데 한번 망설여졌다는 것은
    나중에도 그럴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중얼중얼중얼... 그치만 손은 이미 장바구니로..
  • 모닝 2009/10/29 00:17 # 삭제 답글

    저랑 비슷하시네요-저도 부활이 예전에 인기있었을 땐 어려서 별 흥미없었구요..이승철도 그닥ㅋㅋ 이번에 정동하 티비에서 보고 첨으로 노래 한 곡 끝날 때까지 집중(?)했습니다..어른이 된 후(?) 별로 음악에 관심없었는데 간만에 씨디도 질렀습니다. 저는 부활을 정동하로 인해 처음 알게 되서 완전 좋은데 골수팬들 중에는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나 보군요-.저는 카르페 디엠ㅋㅋ정동하 목소리 너무 좋아요-하악하악
  • 키에 2009/11/05 12:30 #

    오 반갑습니다 저랑 비슷한 케이스가.. 저도 정동하 목소리 정말 좋아요. 씨디도 걍 지를라구요 (-_-)
  • 지발싸순 2009/11/07 13:46 # 삭제 답글

    정동하로 인해 부활은 다시 부활할겁니다,,,훨훨~~

    첨엔 노래만 듣고 열광하다가 얼굴보고 완전 깜딱 놀랫슴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가녀리게 생긴 그의 얼굴에서 으트케 그런 허스키한 소리가 나오는지,,

    명품중의 명품 보컬 정동하~너무너무 죠아~~
  • 키에 2009/11/09 02:27 #

    ㅎㅎ 가녀리게 생긴 얼굴에서 나오는 허스키한 목소리..
    얼굴이 생각보다 고와서 처음엔 깜짝 놀랐어요
    이승철도 좋았지만 저도 개인적으로는 정동하의 보컬이 더 좋네요. 아흥 :-)
  • polly 2009/11/09 01:35 # 삭제 답글

    저도 그닥 부활에 관심도 없었고 이승철을 한번도 락커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근데, 9월의 어느날 관심도 없던 7080에서 정동하님의 목소리 듣고 부활을 새로이 알게 되었죠~~~

    무엇보다 까타롭던 저의 음악취향을 단번에 바꿔놓은 위력있는 가수입니다~~^^
  • 키에 2009/11/09 02:29 #

    전 뭐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이승철은 락커라기보다는 발라드 쪽이겠죠..
    까다로운 님의 음악 취향을 단번에 바꿀 정도라니 정동하의 힘은 대단하군요 괜히 제가 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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